여당이 추진한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취지 자체는 이해한다면서도, 물가 급등과 국가 채무 증가라는 이중 부담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추경이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협조할 수 있으나, 정치적 목적의 포퓰리즘이라면 단호히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 또한 재정 확장이 경기 회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물가 상승과 국가 부채 급증이라는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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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과 간담회 마친 송언석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당 3선, 4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2025.6.18 ondol@yna.co.kr
정부와 여당이 합의한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에 대해 야당인 국민의힘이 '기본 취지는 공감한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책 실행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측과의 면담에서도 추경이 정치적 의도가 아니라 순수한 민생회복을 위한 것이라면 야당도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추경안에 대해 당 내부적으로 추가 검토가 필요하며, 원내지도부와 협의 후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도 3선 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정부의 확장 재정 방침에 대해 일정 부분 이해한다면서도, 그에 따른 물가 부담이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현재 고물가로 인해 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예금 금리는 낮아지고 대출 금리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재정 확대가 더 큰 민생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물가 상승과 경기 부양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무리한 추경 편성이 정책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더불어 송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정부 세입이 당초 예산보다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세입 경정 논의까지 오간 상황에서, 추가 지출을 위한 추경은 필연적으로 국가채무를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예산 확대는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하면서도, 향후 내용을 면밀히 분석한 후 보다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내놓을 것이라 밝혔다. 이는 여당이 일방적으로 추경안을 밀어붙일 경우, 국민의힘이 이를 ‘포퓰리즘 정치’로 규정하고 정면 대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결국 여야 간 추경 공방은 본격적인 정국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취지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실행 방식과 재정 효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추경 처리는 국회에서 치열한 논쟁과 수정 논의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경제 회복과 물가 안정, 국가 재정 건전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과연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회의 대응이 정치권 전반의 민심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