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한미 통상 협상이 다음 주 미국에서 본격 진행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미국으로 출국해 USTR 등과 관세·비관세 장벽 문제를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이미 7월 8일까지 통상 협의의 포괄적 합의인 '줄라이 패키지' 도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번 협상에서 성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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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추진위 회의 주재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46회 통상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6.17 seephoto@yna.co.kr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한미 통상 협의가 6월 22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를 포함한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직접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줄라이 패키지'로 명명된 7월 8일까지의 포괄적 합의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양측이 구체적 요구안을 제시하고 본격적인 절충에 들어가는 시점이다.

이번 협의에서는 한국이 직면한 대미 자동차 수출 타격 문제와 미국이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해소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특히 미국은 30개월령 이상의 소고기 수입제한 해제, 구글 정밀지도 반출 승인 등 민감한 사안을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한국은 미국이 전 세계에 부과한 철강·자동차 관세에서의 예외 적용과 자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요구할 방침이다. 최근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미국의 25% 관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급감한 상황이라 대응이 시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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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추진위 회의 주재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제46회 통상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17 seephoto@yna.co.kr

여한구 본부장은 이번 방문 전 이미 관련 실무부서 및 타 정부부처와 협의를 거쳐 협상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는 지난 17일 통상추진위원회에서 "미국 측과 통상장관급 셔틀 협상과 기술 협의를 수시로 추진하겠다"며 "향후 수 주간 협상이 매우 긴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혀, 7월 8일 이전 타결을 위한 총력전을 예고했다.

다만 6월 대선 등 국내외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협의가 예정된 시간표 내에 완료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한국과의 통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어, 전략적 타결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결국 이번 한미 통상 협의는 단순한 관세 논의를 넘어서 향후 3~5년간 양국 통상정책의 틀을 결정지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여 본부장의 협상 성과에 따라 한국 경제의 대미 수출 환경과 글로벌 기술 주권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줄라이 패키지' 타결 여부는 향후 정세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