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며, 발행 자격 요건을 명확히 하고 시장에 대형 기업의 진입 가능성을 열었다. 자산 기준, 감사 의무, 준비금 보유 조건 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며, 트럼프 가문의 자사 코인 발행은 법안의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아마존, 월마트, 대형은행들은 이미 진입 가능성을 저울질 중이다.
미 상원,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미국 상원이 6월 17일(현지시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첫 연방 법률인 ‘GENIUS Act’를 통과시키며 암호화폐 산업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명확한 자격 요건과 규제 틀을 마련하여,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은 해당 수익금 제한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안에 명시된 주요 발행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발행자는 반드시 현금 또는 미 국채로 구성된 100% 준비금을 보유해야 하며, 준비금은 항시 상환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는 사용자 보호와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둘째, 발행자는 자산 규모에 따라 관리 감독 주체가 달라진다. 자산이 100억 달러 이상인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와 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직접 규제를 받게 되며, 100억 달러 미만의 소규모 발행자는 주정부 금융 규제기관의 감독 하에 놓이게 된다.
셋째, 모든 발행자는 정기적인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하며, 보유 자산 내역과 상환 절차를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거나 허위 보고 시에는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넷째, 스테이블코인은 이자를 지급할 수 없으며, 머니마켓펀드와는 달리 투자 수단이 아닌 결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증권성 논란을 피하고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규제는 단순히 신규 프로젝트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은행, 신용조합, 비은행권 기업 등 모든 주체가 공통된 규제 기준 아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든 기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법안 통과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이 주도하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USD1 스테이블코인도 직접적인 법적 테두리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법안은 연방 의원과 가족의 이익 추구는 금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가족은 제외 대상이라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Circle의 전략책임자인 단테 디스파르테는 “준비금 요건과 정기 감사, 투명 공개 등은 금융 위기를 막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 이번 법안은 시장 전체에 동일한 기준을 부여하는 진보적인 정책”이라 평가했다.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포함한 대형 은행들이 공동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를 구상 중이며, 아마존과 월마트도 내부적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Visa나 Mastercard와 같은 전통 결제 네트워크도 큰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한편,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아마존, 메타 같은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이러한 기술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반드시 재무부 산하 특별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여 일정 부분 견제 장치를 포함했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이번 법안이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2028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큰 기대를 내비쳤다. 현재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500억 달러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기 내, 즉 8월 의회 휴회 전 서명을 원한다고 밝혀 하원의 신속한 처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ENIUS Act는 단순한 법률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 글로벌 금융주도권,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을 둘러싼 격전의 신호탄이다. 발행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진정성 있는 기업과 기관에게는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여는 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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