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송언석 의원 앞에는 대선 패배의 후폭풍과 동시에 극심한 당내 내홍, 그리고 거대 여권의 입법·사법 공세라는 복합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에 대해 당내에서 반발이 거센 가운데, 송 의원은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봉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구주류의 지지를 등에 업은 만큼 진정한 쇄신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도 따른다. 동시에 김민석 총리 후보자 청문회, 추경, 노란봉투법과 같은 주요 쟁점 법안, 그리고 김건희·내란·채상병 특검 등 거센 외부 압박까지 송 원내대표의 앞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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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장에서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2025.6.16 ondol@yna.co.kr

6·3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은 지도부 공백과 계파 간의 책임 공방으로 사실상 붕괴 직전 상태에 놓였다.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당을 수습하고, 동시에 여당과의 전면전에 대비해야 하는 복합적인 부담을 짊어졌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 감사 등 민감한 사안을 담고 있어, 당내 구주류의 격렬한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당원 여론조사를 요구하며 그 결과에 따라 사퇴하겠다고 선언했고, 사실상 내부 분열이 예고된 상황이다.

송 원내대표는 초기에는 부정적 입장을 취했지만, 당선 직후 정견 발표에서는 "변화와 쇄신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혁신위원회 구성을 통한 쇄신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내 갈등을 일시적으로 봉합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되지만, 김 위원장이 수용할 만한 수준의 개혁 의제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충돌이 불가피하다. 두 사람이 향후 어떻게 조율할지에 따라 당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종료(6월 30일) 이후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전당대회를 관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의 방향성과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중대한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김 위원장이 “개혁이 완수될 때가 임기의 끝”이라며 임기 연장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당내 권력투쟁의 축은 당대표 대행 송언석과 개혁파 김용태 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회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추경안 처리, 법사위원장 재배정 등 핵심 현안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며, 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 방송 3법, 노동조합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은 국민의힘이 반드시 막아야 할 입법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란', '김건희', '채상병' 사건 등 3대 특검이 본격화되며, 야당 내부로 칼날이 겨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런 대여 공세에 맞서 소수 야당의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민 여론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는 “우리는 소수 야당이지만 민심을 무기로 이재명 독재에 맞설 것”이라며 전투적 태세를 선언했다.

결국 송언석의 앞길은 ‘지옥의 로드맵’과도 같다. 당내 개혁과 통합, 여권 입법 저지, 특검 대응이라는 고강도 트라이앵글 안에서 그는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무너진 당을 재건할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한 명의 소모성 원내대표로 기록될지는 그의 첫 30일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