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과 미 육군 창립 250주년을 맞아 진행될 열병식 당일, 워싱턴DC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예보됐다. 약 6천600명의 군인과 탱크·헬기 등이 동원되는 대규모 행사로 예산 낭비 및 권위주의적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반대 성격의 '노 킹스' 시위도 미국 전역 10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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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준비 중인 워싱턴 DC 모습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오는 6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행사 당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예보돼 행사진행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열병식이 예정된 오후 6시 30분 무렵에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알려지며, 당국은 참석자들에게 대피 계획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열병식은 미군 병력 6천600명을 비롯해 에이브럼스 전차와 스트라이커 장갑차 각각 28대, 헬리콥터 50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B-25 폭격기 등 다양한 군 장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행사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권위주의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군 당국이 열병식 예산을 최대 4천500만 달러(약 610억원)로 추산한 가운데, 연방 및 시 정부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상당해 과도한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반대하는 전국적 시위도 예정돼 있다. '노 킹스(No Kings)'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이번 시위는 전국 100여 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며, 트럼프의 왕정적 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만 시위 주최 측은 워싱턴DC에서는 충돌 위험을 우려해 시위를 자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시위 움직임에 대해 “나는 왕처럼 느끼지 않는다”며 “무언가를 하려면 항상 엄청난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가 왕이라면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의무정책 따위에 대해 논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라며, 이날 해당 정책을 폐기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이 발언은 자신이 결코 권위주의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열병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 정치로서 주목받는 동시에, 미국 내 권력 남용과 예산 낭비, 군의 정치화 논란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 진행될 반트럼프 시위는 2024년 대선 이후 더욱 고조된 정치적 갈등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