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민 대피에 직접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의 치안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으며, 일부 중국 국민은 이미 주변국으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외교부와 현지 공관은 긴급 영사 보호 메커니즘을 가동하고 있으며, 현재 이란과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중국 국민들의 철수를 조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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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막는 이스라엘 아이언돔 지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돔이 가동된 모습. [AP=연합뉴스]
실제로 이날 이스라엘 주재 중국대사관은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현재 이스라엘 영공이 폐쇄된 상황에서 요르단으로 향하는 육로를 이용해 조속히 이스라엘을 떠날 것을 권고했다. 또한 15일부터 영사 서비스 및 모든 대외 업무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주이란 중국대사관 역시 위챗을 통해 "이란의 영공도 여전히 폐쇄돼 있으며, 육로 국경도 조만간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란 내 자국민의 빠른 출국을 강하게 권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공관이 현재 이용 가능한 육로 경로를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무력 충돌의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점차 확대되며, 치안이 통제 불능으로 향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한 권고 차원을 넘어, 실제 물리적 철수 명령이 시행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중국의 강경 대응은 단순한 자국민 보호 차원을 넘어서 지역 정세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직접적으로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궈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두 테헤란을 떠나라"며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데 대해, "중국은 모든 당사자, 특히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긴장을 완화할 조치를 취하길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경고로, 중국이 이번 분쟁의 외교적 개입도 서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중국의 전면 철수 조치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단순한 국지적 분쟁을 넘어, 제3국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국제 위기 국면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중국의 신속한 대응과 공개적 경고는 향후 중동 정세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국제사회가 보다 책임 있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