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Broadcom, AVGO)이 견조한 분기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주가는 1.60% 하락했다. 엔비디아(Nvidia, NVDA) 역시 1.55% 떨어졌고, 오라클(Oracle, ORCL)은 예상을 밑도는 실적과 지출 확대 전망 여파로 10.83% 급락하며 시장 전반 투심을 급격히 위축시켰다.
(이미지=라임저널) 브로드컴 실적 선방에도 AI 트레이드 불신 커진다…오라클 폭락이 시장 전반 충격 키운다
브로드컴은 AI 관련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지만, 시장은 “AI 수요 폭증이 실적 가이던스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매출 성장률이 높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수준의 ‘초과 AI 프리미엄’이 실적 지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점을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오라클의 부진은 기술주 전체에 더 큰 충격을 줬다. 오라클이 매출 전망을 낮추고 지출 확대 계획을 제시하자 주가는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했다. 이는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기술주는 동반 약세로 돌아섰고, 나스닥 지수는 AI 섹터 전반의 조정 우려 속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순한 실적 실망을 넘어 구조적 불안 요인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AI 수요의 지속 여부보다 “수요 폭발이 언젠가 꺾일 것”이라는 공포심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고평가 논란, 금리 변동성, 기업 실적 간 격차 확대 등이 겹치면서 AI 테마 전체가 단기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특정 기업 중심의 재조정일 뿐, AI 산업 자체의 성장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이번 흐름은 AI 산업의 성장이 분명함에도 시장이 그 성장 속도와 수익성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기업별 실적 차별화가 뚜렷해지며 향후 AI 테마 투자는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자료: Bloomberg, Reuters, Yahoo Fin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