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의 최근 발언이 시장 예상보다 온건하게 해석되면서, 월가에서는 2026년 미국 증시가 다시 한 번 강한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매파적(hawkish)’이라는 우려를 누그러뜨리며 투자 심리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다.

(이미지=라임저널) “전혀 매파적이지 않다”…월가, 2026년 증시 랠리 가능성에 무게


파월 의장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인플레이션 진정 흐름과 경제 둔화 신호를 동시에 언급하며, 통화정책이 이미 상당한 긴축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전혀 매파적으로 들리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발언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나며 주식시장 전반의 불확실성 부담이 완화됐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과 전략가들은 이러한 발언을 계기로 2026년 증시 환경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기술주를 포함한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기관은 2026년 말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의미 있는 추가 상승 여력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낙관론이 일방적인 것은 아니다. 2025년 들어 미국 노동시장은 고용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며 사실상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고용 창출 속도가 눈에 띄게 약해졌고, 일부 산업에서는 구조조정과 채용 축소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2026년 경기 침체의 전조가 될 수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동시장이 ‘균열(crack)’ 단계로 진입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오히려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되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소비 둔화와 기업 실적 악화가 동반될 경우, 2026년 증시 랠리 기대는 빠르게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월가 전략가들은 “고용이 급격히 무너질 경우 주식시장은 단기 급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2026년 미국 증시의 방향성은 연준의 정책 완화 속도와 노동시장의 연착륙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당분간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용 지표와 실물 경제 흐름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낙관론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자료: Yahoo Finance, Reuters, 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