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육아휴직자는 20만6천22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8천8명 늘어난 수치로,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 결과(잠정)’에서 확인됐다. 이는 임신 중이거나 8세·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지난해 새롭게 육아휴직을 시작한 경우만 포함한 결과다. 이전 연도에 시작해 이어진 휴직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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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 (사진=연합뉴스)
육아휴직자는 2022년 처음 20만명을 넘겼지만 2023년 저출생 영향으로 감소했다. 이후 지난해 다시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데이터처는 출생아 수 반등과 육아휴직 관련 제도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성별로 보면 변화가 뚜렷했다. 아빠 육아휴직자는 6만117명으로 전년 대비 18.3% 급증했다. 반면 엄마는 14만6천109명으로 0.9% 감소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엄마 비중은 70.8%, 아빠는 29.2%로 집계됐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아빠인 셈이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0.2%로 처음 두 자릿수를 넘겼다. 전년 대비 상승 폭은 2.7%포인트였다. 데이터처는 ‘6+6 부모육아휴직제’ 도입이 아빠 육아휴직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 제도는 생후 18개월 이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간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한다.
엄마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72.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전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통계에서는 출생 후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률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2023년 출생아 부모의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률은 43.7%로 전년 대비 3.0%포인트 상승했다. 아빠의 경우 2015년 1.1%에 불과했지만 2021년 10%를 넘긴 뒤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16.1%까지 확대됐다. 엄마는 같은 기간 68.5%에서 84.5%로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아빠와 엄마의 차이가 나타났다. 아빠 육아휴직자는 35~39세가 38.7%로 가장 많았고, 40세 이상이 32.9%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엄마는 30~34세가 4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육아휴직 시점과 경력 구조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300명 이상 기업에 소속된 비중은 아빠 67.9%, 엄마 57.7%였다. 중소기업에서는 육아휴직 활용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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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녀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 (사진=연합뉴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시점에도 차이가 있었다. 엄마는 출생 직후인 0세 시기에 육아휴직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반면 아빠는 아이가 6세일 때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다.
육아휴직을 두 차례 이상 사용한 비율은 아빠 10.5%, 엄마 21.2%로 집계됐다. 지난해 출산휴가를 사용한 엄마는 8만348명으로 9.0% 증가했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아빠도 1만8천293명으로 13.1% 늘었다.
출산 당시 엄마의 취업률은 59.9%였다. 출산 1년 전과 비교하면 7.3%포인트 낮아졌다. 출산과 동시에 고용이 단절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아빠 육아휴직이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은 제도 변화의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기업 규모와 성별에 따른 격차는 여전히 크다. 육아휴직이 일부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 권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