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규모 조사에서 잔여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LDL(저밀도 지단백) 수치가 정상이어도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X

콜레스테롤 (사진=연합뉴스)

연구팀은 2012년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430만8천405명을 평균 9.3년 추적했다. 이 기간 심근경색 7만8천223건, 허혈성 뇌졸중 8만4천832건, 심혈관 사망 2만6천774건이 보고됐다.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4개 구간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가장 높은 구간은 가장 낮은 구간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1.42배,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1.30배, 심혈관 사망 위험이 2.19배 더 높았다.

이는 LDL 관리가 잘된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LDL이 100mg/dL 미만으로 ‘최적’ 범위에 있어도 잔여 콜레스테롤이 30mg/dL 이상이면 심근경색 위험은 1.24배, 뇌졸중 1.29배, 사망 위험은 1.83배 증가했다.

특히 20~30대에서도 위험 증가가 뚜렷하게 확인돼 주목된다.

잔여 콜레스테롤은 총콜레스테롤에서 LDL과 HDL을 제외한 값으로, 주로 초저밀도·중간밀도 지단백(VLDL·IDL)에 존재한다. 정상적인 경우 빠르게 제거되지만, 비만·지방간·당뇨병이 있으면 혈중에 오래 남아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됐다. 한 연구에서는 잔여 콜레스테롤이 일정 기준을 넘는 사람 중 5명 중 1명이 18년 안에 실제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을 경험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잔여 콜레스테롤은 LDL과 독립적으로 위험을 높이는 지표”라며 “젊은 시기부터 생활습관 교정과 대사질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LDL 중심의 기존 평가 체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잔여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다층적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국내 심혈관 위험 평가 기준이 ‘LDL 단일 축’에서 ‘지단백 전반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