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100세까지 약국을 지킨 히루마 에이코 약사가 올 4월 영면했다. 그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고령 약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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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루마 에이코 약사 [윌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의 신간 에세이 『100세 할머니 약국』(윌마)은 장수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한 삶의 대답이다. 그는 말한다. “배움은 젊어지는 약과 같다”고. 실제로 에이코는 컴퓨터를 배우고 스마트폰 메신저로 가족과 소통하며, 화상회의도 주도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일이야말로 노화를 막는 힘이라고 믿었다.

"매일매일이 배움의 연속이다. 약사인 나는 약에 대한 최신 정보도 끝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집착하지 않았다. '옛날이 좋았다'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세상도 사람도 변한다. 지금도 좋고, 그때도 좋았다. 다른 방식으로."

그의 100년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젊은 시절 도쿄 대공습을 겪었고, 불타버린 도심을 보며 약국을 재건했다. 남편을 24년 먼저 떠나보낸 후에도 외롭게 자신의 삶을 지켰다. 아흔다섯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지만 재활훈련을 이어가며 지팡이에 의지한 채 다시 걷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인생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리듬’이라고 했다. 어떤 시기에는 병과 싸우고, 어떤 시기에는 가족을 돌보며, 또 어떤 시기에는 모든 것이 안정됐다고 느끼는 순간 골짜기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어려움이 닥치면 잠시 쉬어도 괜찮다. 미리 걱정은 하지 말라. 대부분의 일은 일어나지 않고, 설사 일어나도 그때 해결해도 늦지 않다."

그의 조언은 명확하고 실용적이다. 말을 함부로 하지 말 것, 이미 일어난 일을 바꾸려 하지 말 것, 사과는 빠르게, 잔소리는 ‘일절’만 할 것, 자존심보다 자부심을 키울 것, 가끔은 자신을 위해 사치할 것, 그리고 만병의 근원은 ‘마음’이니 마음 관리를 잘할 것.

이 책은 그런 인생의 경험과 통찰이 담긴 고언의 모음이다. 저자는 노인이 아니라 ‘현대인’으로서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것을 이해하려 애썼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의 말은 단순한 충고가 아니라, 100년을 버텨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삶의 기록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배움을 놓지 않았던 히루마 에이코. 그녀가 남긴 조언은 단순한 지혜가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필요한 ‘젊어지는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