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과 손잡고 74억 달러 규모 아연 제련소를 지원하며 중국 중심 자원 공급망에 대응한다.

(이미지=라임저널) 미국, 한국 아연 제련소에 74억 달러 투입…중국 자원 지배에 정면 반격


미국 정부는 한국의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Korea Zinc)과 협력해 약 74억 달러 규모의 대형 아연 제련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사업은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될 예정이며, 아연(Zinc)을 비롯해 안티모니(Antimony), 게르마늄(Germanium), 갈륨(Gallium) 등 전략 광물을 함께 생산하는 통합 제련 단지다. 착공은 2027년, 상업 생산은 2029년을 목표로 설정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산업 투자를 넘어 미국의 자원 안보 전략 핵심 사업으로 분류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제련소 건설을 통해 중국에 집중된 핵심 광물 공급 구조를 분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연과 전략 금속은 배터리, 반도체, 방위산업, 인프라 건설 전반에 필수적인 소재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미국은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을수록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맹국과의 공동 생산 체계를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번 사업에는 미국 정부가 직접 자금 지원과 정책적 보증에 나선다. 상무부와 국방 관련 기관이 협력 구조에 참여하며, 민관 합작 형태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이는 희토류(Rare Earths)에 국한됐던 기존 자원 전략이 비철금속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이 광물 정제와 제련 단계에서 쥐고 있던 영향력을 줄이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한국 측에서도 이번 프로젝트의 전략적 의미는 크다.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수준의 아연 제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핵심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는 한국 비철금속 산업 전반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이 산업 현장까지 확장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결정은 미중 전략 경쟁의 무대가 자원과 소재 영역으로 본격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해당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관련 기업들의 가치 재평가와 공급망 프리미엄 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자원 시장은 이제 가격 경쟁을 넘어 안보와 동맹 중심의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 Reuters, Financial Time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