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위 주택 가격이 약 41만5천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주택의 크기와 상태, 입지는 지역에 따라 극단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 차이는 단순한 선호 문제가 아니라 주거 기회와 생활 전반의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라임저널) 미국 중위 주택 가격 41만5천달러…같은 돈, 전혀 다른 집이 됩니다


미국 전역에서 집계된 중위 주택 가격은 41만5천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전국 평균일 뿐, 실제 체감은 지역마다 크게 다르다. 뉴욕(New York)과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같은 대도시권에서는 이 금액으로 소형 콘도나 노후 주택을 간신히 구할 수 있다. 주차 공간이 없거나 관리비가 높은 경우도 흔하다.

반면 오하이오(Ohio), 인디애나(Indiana), 오클라호마(Oklahoma), 조지아(Georgia) 등 중서부와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같은 금액으로 단독주택과 넓은 마당을 갖춘 주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침실 3~4개, 차고와 마당이 포함된 주택도 중위 가격대에 거래된다. 주택의 면적과 생활 편의성에서 극명한 차이가 발생한다.

이 같은 격차는 단순히 집 크기 차이에 그치지 않는다.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생활비와 세금, 교육비 부담도 함께 높아진다.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인프라가 집중된 대도시권에서는 높은 주거 비용이 사실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젊은 세대와 중산층 가구가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원격 근무 확산 이후에도 이러한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팬데믹 시기 일시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했던 수요가 일부 되돌아오면서 핵심 도시의 주택 가격은 쉽게 조정되지 않았다. 금리 상승으로 거래량은 줄었지만, 공급 부족이 지속되며 가격 하락 폭은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간 주택 구매력 차이가 장기적으로 인구 이동과 지역 경제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은 인력 유입이 둔화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은 인구 증가와 함께 인프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과 의료, 교통 등 기반 시설의 격차가 존재해 단순히 집값만으로 이동이 결정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주택 시장은 이제 가격 숫자보다 “같은 돈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가”가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중위 가격이라는 평균 수치 뒤에 숨은 지역별 현실은 주택 정책과 도시 경쟁력 논의에서 더욱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주택 시장의 현재 모습은 단일한 시장이 아닌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시장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거 격차 해소 없이는 세대 간 자산 불균형과 지역 간 경제 격차도 쉽게 줄어들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 Yahoo Finance, Realtor.com, TradingEconomics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