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9월 3일 개최하는 전승절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했으나, 홍콩 매체는 불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0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한 미국 동맹국 정상으로 참석한 것과 달리, 현재는 한중 관계가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되며, 중미 갈등과 일본과의 관계가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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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박근혜 당시 대통령(왼쪽)과 시진핑(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홍콩의 성도일보는 이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던 2015년 전승절과 현재의 국제정세를 비교하며, 한국과 중국이 더 이상 밀월 관계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성도일보는 당시 한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점에 주목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매체는 “10년 전과 달리 지금은 중한 관계가 소원해졌고, 비록 새 정권이 들어섰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언론이 중국 측이 외교 채널을 통해 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보도를 내놓기 전부터 나온 분석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 외교 당국은 한중관계, 한미동맹 등을 종합 고려해 참석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참석을 타진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성도일보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2015년보다 훨씬 악화되었으며, 당시에도 미국은 주중 대사를 보냈을 뿐, 대통령이나 특사를 보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설령 초청을 받더라도 동맹국 일본의 감정을 고려해 참석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다. “트럼프가 아무리 돌발 행동을 하는 인물이라 해도 일본의 감정을 건드리는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것이 성도일보의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후허핑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통해 각국 정상, 고위급 인사, 국제기구 대표 등을 초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참석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참석을 확정한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홍콩 매체의 보도는 단순한 참석 여부를 넘어, 한중 관계와 중미 갈등, 그리고 일본을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0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와 달리, 현재는 미국과의 동맹을 중심으로 외교전략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베이징에 가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불참이 아닌 명확한 외교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