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금리 2.5%포인트 인하를 요구하며, 제롬 파월 의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연준은 물가 불확실성과 관세 효과 등을 고려해 현행 4.25~4.5% 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파월은 “지금의 정책이 적절하다”며 정치적 압박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기준금리 2.5%P 인하 요구…연준 향한 거센 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해 사상 초유의 강도 높은 요구를 내놨다. 그는 “금리를 2.5%포인트 낮춰야 한다”며, 이는 사실상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10차례나 내리는 것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자신이 임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가장 멍청하고 파괴적인 인물 중 하나”라며 연일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는 “미국이 수천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파월을 ‘국가적 수치’로 규정했다.

연준은 이에 맞서 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현재 4.25~4.5% 수준의 정책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나, 인플레이션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과 최근 도입된 트럼프발 관세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과 고용 증진이라는 연준의 책무에 충실하겠다”며 정치적 비난에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중앙은행(ECB)이 10차례 금리를 내렸다고 주장하며, 미국도 “이미 2.5% 낮췄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ECB는 실제로 최근 1년간 8차례 인하했으며, 트럼프의 발언은 과장된 수치로 보인다. 트럼프는 “우리는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단기 국채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준은 당장 물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파월은 "지금 판매되는 물건 중 상당수가 관세 부과 이전에 수입된 것이라 가격 상승이 늦게 반영된다"며, 관세 효과가 본격화될 여름 이후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정책 기조는 경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현행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트럼프는 이조차도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과 연준의 독립성 문제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파월 의장이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에도, 트럼프는 내년 새 연준 의장 지명을 예고하며 금융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제의 견조함과 인플레이션 둔화, 그리고 정치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연준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