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가 15일 향년 63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와 참사 유족 곁에서 위로와 희망을 나눈 사제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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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촌 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유 주교는 이날 0시 28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담도암 투병 끝에 영면했다. 지난해 담관과 췌장 일부를 절제하고 항암치료를 이어왔으나 끝내 병세를 이기지 못했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유 주교는 서울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한 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와 프랑크푸르트 상트게오르겐대학교에서 수학해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서울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으며 본당 보좌 신부, 대학 교수, 연구소장 등을 거쳐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유 주교는 사회사목을 담당하며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사목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낮은 자와 함께하는 사제가 되고 싶다”는 소신을 밝혀왔으며, 청빈과 겸손, 배려로 교회 안팎에서 존경을 받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를 주례하며 유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2023년 이태원 참사 1주기 미사에서는 “희생자에 대한 충분한 추모가 유족의 회복을 돕는다”며 사회적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명동대성당 지하 성당에 마련돼 15일 오후부터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장례미사는 18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며, 정순택 대주교가 주례하고 한국주교단과 서울대교구 사제단이 함께 집전한다. 장지는 경기 용인시 용인추모공원 성직자 묘역이다.
유경촌 주교는 배우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친동생으로도 알려져 있다. 교계 안팎에서는 그가 남긴 사목의 길과 ‘함께하는 삶’의 메시지가 한국 천주교 공동체에 오래 기억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