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피살됐다. 평범한 미술 교사 안윤수(전도연)의 삶은 한순간 무너졌다.
경찰과 검찰은 그의 태연한 태도에 의심을 키웠고, 결국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절망 속 윤수 앞에 정체불명의 여죄수 모은(김고은)이 나타나며 이야기가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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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가족이자 ‘용의자’가 된 윤수는 남편이 살해된 현장을 처음 발견한 목격자였다. 그러나 백동훈(박해수) 검사는 윤수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사건을 재구성해 기소했고,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어린 딸은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윤수는 독방에서 절망을 견디다 문 너머에서 낯선 목소리를 듣는다.
“내가 당신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해줄게. 대신 밖에 나가서 사람 하나를 죽여라.”
제안을 한 이는 ‘사이코패스’ 또는 ‘마녀’로 불리는 모은이었다.
모은은 반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 상처투성이 몸, 지문까지 사라진 손을 가진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재력가 부부를 독극물로 살해한 뒤 20분 넘게 현장에 머물다 붙잡힌 자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제안은 ‘자백과 살인’을 맞바꾸는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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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는 왜 모은이 윤수에게 접근했는지, 윤수가 실제로 살인을 저지를지 끝까지 밝히지 않은 채 시청자를 긴장 속으로 끌고 간다.
살인 누명을 벗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해야 한다는 아이러니는 극의 중심 긴장감을 만든다.
또한 윤수가 정말 누명을 쓴 것인지 혼란을 일으키는 장치들이 이어진다. 염산 구매 영수증, 보육원 징계기록, 와인병 지문 등 백 검사가 찾아낸 증거가 더해지며 윤수의 태연한 얼굴은 다른 의미로 보이기 시작한다.
남편이 죽던 날, 윤수와 검사의 주장을 각각 재연해 교차 편집한 장면은 괴리감을 극대화한다. 남편을 내려치는 윤수와, 시체 앞에서 충격받아 와인을 떨어뜨리는 윤수의 모습이 동시에 등장하며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모은 역시 사건과 무관한 인물이 아니다. 윤수는 사건 당시 검은 후드티와 마스크를 쓴 여자를 봤다고 증언했고, 모은은 종종 마스크·후드티 차림으로 등장해 ‘진범 가능성’을 키운다.
이정효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누가 범인인지 끝까지 생각하면서 보라”며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작품은 교도소의 현실적인 풍경도 세밀하게 담아냈다. 몸수색, 재소자 간 위계와 폭력, 식사 배식, 독방과 치료실, 이동버스와 운동장 등 재소 환경 속에서 서서히 적응해가는 윤수의 모습이 차근히 그려진다.
‘자백의 대가’는 총 12부작으로 5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언론에는 1∼3화가 먼저 공개됐다.
이 작품은 살인 누명, 심리 게임, 교도소 스릴러를 결합하며 시청자에게 끊임없는 의심과 반전을 던지는 구조다. 특히 윤수와 모은의 관계가 어디로 향할지, 누가 진범인지, 거래의 끝이 무엇인지 남겨둔 채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시리즈 전체 흐름은 ‘진실이 하나가 아닐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끝까지 의심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