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도싯의 성공회 계열 유아·초등학교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노래를 학교에서 부르지 말라는 공식 통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학교는 일부 구성원이 악귀 표현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신앙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 영화는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귀로 위장한 보이밴드와 대결하는 내용으로 여러 히트곡을 포함하고 있다. 학교는 공동체의 신념을 존중하기 위해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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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무신론 학부모는 이번 조치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아이들이 K팝을 즐기는 활동은 무해한 놀이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 과정이 억제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학교의 판단이 문화적 표현을 제한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학교는 후속 공지에서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노래에 팀워크·용기·친절 같은 긍정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는 공동체 안의 다양한 신념을 고려하는 방침을 유지했다. 일부 기독교인에게 악귀 표현은 매우 민감한 사안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아이들이 서로의 시각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글로벌 대중문화 콘텐츠가 전통적 신앙 기반 교육 환경과 충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교는 공동체 신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하지만, 금지 조치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남아 있다. 향후 학교와 학부모 간 조율이 유사한 논란의 기준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문화 콘텐츠의 수용과 교육적 배려 사이 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