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총 35억 시간 이상 시청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의 자리를 굳혔다. 비영어권 최초로 미국 에미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시상식 역사에 한 획을 그었고, 달고나·무궁화꽃 게임 등 K-컬처가 세계적 유행으로 확산됐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OTT 투자 확대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X
'오징어 게임3'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년 6월 27일, 전 세계 팬들이 기다려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시즌이 공개되며, 4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시리즈는 시즌1이 시작된 이래 유례없는 글로벌 흥행을 기록했고, 전 세계 K-콘텐츠의 위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특히 시즌1은 공개 이후 91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 22억520만 시간을 기록하며, 영어·비영어권 통틀어 넷플릭스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시즌2 역시 13억8천10만 시간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 두 시즌을 합치면 35억8천530만 시간에 달한다.

‘오징어 게임’의 줄거리는 빚더미에 몰린 456명의 참가자들이 생존을 걸고 고전 어린이 게임을 통과해야 하는 데스 게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후의 1인에게는 456억 원이라는 상금이 주어지지만, 탈락자에게는 죽음이 기다린다. 주인공 성기훈은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게임에 참가했다가, 인간성과 도덕, 생존 본능 사이에서 극한의 선택을 강요받는 과정 속에서 심리적·도덕적 변화와 충격적인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X
트로피 높이 든 황동혁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징어 게임’은 단순히 시청 기록에 그치지 않았다. 2021년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오르며 시상식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어 골든글로브, 고섬 어워즈, 크리틱스초이스 등 미국 주요 시상식에서도 연이어 수상하며 글로벌 위상을 굳혔다. 미국 LA시는 시즌1 공개일인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공식 지정할 정도로 문화적 영향력이 막대했다.

X
'오징어 게임' 시즌3 쇼케이스: 오징어 게임 메모리얼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징어 게임’이 보여준 한국 전통놀이와 문화는 전 세계에서 밈(meme)으로 퍼지며 유행을 주도했다. 달고나 만들기, 딱지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물론 시즌2에서 등장한 동요 ‘둥글게 둥글게’도 글로벌 DJ들의 리믹스를 통해 클럽 문화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와 뉴욕 맨해튼 등에서는 실제 드라마 속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며 현지에서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X
넷플릭스 프랑스,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 기념 대형 이벤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열풍은 K-콘텐츠 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들은 ‘제2의 오징어 게임’을 찾기 위해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으며, 제작비와 인력 규모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 작품들은 단순히 드라마를 넘어 하나의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알고리즘을 통해 다른 한국 콘텐츠들에 대한 관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이 시리즈를 계기로 한국 콘텐츠가 언어 장벽을 넘는 글로벌 흥행력을 증명했다고 평가한다. 김성수 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단지 한 드라마의 승리를 넘어 한국 콘텐츠 전체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린 사건”이라며,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 가능한 콘텐츠 강국으로 우뚝 섰다”고 분석했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흥행을 넘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지형을 바꾼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 구조적 전환을 불러오며, 글로벌 OTT와의 협업, 정부 및 민간의 투자, 그리고 전 세계 팬들의 열광을 한 몸에 받은 이 시리즈는 K-컬처가 주류로 부상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