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모스크바에서 열 수 있다고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즉각 거절하면서 회담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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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푸틴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러시아로 초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7개 유럽국 정상들과 함께 회담을 진행 중이었다. 이 제안이 전해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곧바로 “아니오”라고 답했다고 AF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그동안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를 여러 차례 했다고 주장해 왔다.

백악관 회담에 참석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푸틴 대통령이 2주 안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두 정상이 머지않아 직접 만날 것이라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러시아는 실제 회담 성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국영방송 로시야24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회담을 거부하지 않는다”면서도 “회담은 전문가급에서 시작해 필요한 모든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안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가능성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한 거부와 러시아의 단계적 접근론은 단기간 내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향후 미국의 중재와 유럽 각국의 협력 여부가 실제 회담 개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