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수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며 울산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 외에도 석유제품·화학제품·선박 수출까지 줄줄이 감소세를 보이며 전방위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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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앞둔 자동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세관이 발표한 2025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총 수출액은 66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9.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19억1천만달러에 그치며 23.7% 감소했고, 주요 수출처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무려 42.6%나 급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월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5월에는 부품에까지 같은 비율의 고율 관세를 적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관세가 발효되기 전인 3월에도 대미 자동차 수출은 13.5% 감소했으나, 4월에는 25.1%로 급감했고 5월에는 이보다도 심각한 42.6%라는 폭락 수준에 도달했다. 자동차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이례적 보호무역주의가 지역경제의 심장을 정통으로 가격한 셈이다.

자동차 외에도 다른 주요 수출 품목도 줄줄이 하락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17억달러로 26.9%, 화학제품은 11억2천만달러로 18.0% 줄었다. 이는 수출 물량 감소와 함께 글로벌 가격 하락이 동반된 이중 악재의 결과로 분석된다. LNG선을 포함한 선박 수출도 고부가가치 품목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17.6% 감소해 7억4천만달러에 그쳤다.

수입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유 수입은 물량은 증가했으나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입액이 17.3% 줄어든 30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수입액은 3억9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1% 급감했다. 이는 울산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침체 흐름을 반영하는 수치다.

울산세관 측은 "전년 동기 수출 실적이 좋았던 기저효과도 일부 있지만, 자동차 수출 감소는 명백히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관세 발효 직후 수출 감소폭이 급격히 커졌다는 점에서 울산 산업 전반이 국제 통상 정책에 취약한 구조임을 드러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가 현실적인 피해로 다가오고 있으며, 울산 경제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다. 대미 수출 의존도를 분산하고, 관세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전략 전환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그렇지 않으면 울산의 수출 엔진은 더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