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30분간 단독 회담을 가졌지만, 관세 협상에 대한 입장 차이만 다시 확인하는 데 그쳤다. 양국 정상은 관세 조치와 경제안보 문제를 논의하고 장관급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으나, 핵심 쟁점인 자동차 관세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본 측은 국익 차원에서 반드시 자동차 관세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미국은 기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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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만난 미일 정상 (캐내내스키스[캐나다] 교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5.6.17 [일본 내각 홍보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좋았다"고 짧게 언급했지만, 이시바 총리는 "매우 솔직한 논의를 했다"며 여전히 입장 차이가 존재함을 시사했다. 그는 장관급 간 협의를 추가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전체 패키지 차원의 합의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회담 중 자동차 관세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었으며, 이는 일본의 대미 수출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이시바는 일본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철강·알루미늄에 최대 50%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 중이며, 국가별로도 개별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내달 초순 관세 유예 시한이 종료되면, 일본 제품에는 자동으로 24%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어 일본 정부는 협상에 절박한 입장이다. 이번까지 포함해 미일 양국은 장관급 협상을 6차례 진행했지만 핵심 사안에선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합의 시점에 대해서는 "언제까지라고 언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고,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 등 안보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점은 강조됐다.

이번 회담 결과는 명확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오히려 트럼프와 이시바 간의 ‘인식 차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장면으로 귀결됐다. 트럼프 특유의 단문 화법과 이시바의 신중한 외교 언급은 양국 간 균열을 숨기지 못했고, 특히 자동차 관세 재협상 실패는 향후 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일 양국이 ‘패키지 합의’라는 단어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실제 내용에서는 실질적 타결보다 협상 연장에 무게가 실린 회담이었다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