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챗봇 시장이 최근 3주간 이용자와 설치 지표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이며 경쟁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X

구글 AI 제미나이 소개하는 마니쉬 굽타 디렉터 (서울=연합뉴스)

국내 AI 챗봇 시장은 오픈AI의 챗GPT가 장기간 압도적 1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구글이 새로운 AI 모델 제미나이3를 선보인 이후 시장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용자 수와 신규 설치 추이를 기준으로 보면 일부 서비스는 성장세를 보인 반면, 일부는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장이 단일 강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제미나이3가 공개된 이후 3주간 국내 AI 챗봇 시장은 변곡점을 맞았다. 챗GPT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첫째 주 약 869만 명에서 둘째 주 880만 명, 셋째 주 875만 명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를 유지했지만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신규 설치 건수는 같은 기간 20만 건대 초반에서 19만 건대로 점진적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구글 제미나이는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제미나이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첫째 주 1만6천여 명에서 둘째 주 2만2천여 명으로 급증했다. 셋째 주에는 2만1천 명대로 소폭 조정되며 안정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다. 신규 설치 건수 역시 첫째 주 5만 건 수준에서 둘째 주 11만 건을 넘기며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신기능 공개와 적극적인 마케팅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AI 검색 분야에서 주목받던 퍼플렉시티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45만 명대에서 43만 명대까지 3주 연속 감소했다. 신규 설치 건수 감소 폭은 더욱 컸다. 첫째 주 약 1만6천 건에서 셋째 주 1만2천 건 수준으로 축소되며 이용자 유입 둔화가 뚜렷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챗GPT 중심 시장이 장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미나이의 성능 고도화와 구글 생태계 연계가 본격화될 경우 양강 체제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텍스트 검색에 강점을 가진 퍼플렉시티는 이미지와 영상 활용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며 범용 AI 경쟁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챗봇 시장은 여전히 챗GPT가 주도하고 있지만, 기술 진화와 플랫폼 전략에 따라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사용성, 범용성, 생태계 확장이 향후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국내 AI 시장 역시 단일 강자 체제에서 복수 강자 경쟁 구도로 이동하는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