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서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인수대금이 막대해 부채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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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의 할리우드 사인과 넷플릭스 사옥의 로고 (사진=연합뉴스)

모건스탠리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넷플릭스의 부채 확대가 투자자에게 위험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가 현재 S&P글로벌로부터 받은 A 등급에서 BBB 등급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넷플릭스는 이달 초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720억달러(약 105조6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수 계약에는 월가 은행들로부터 590억달러(약 86조5천억원)를 임시 차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연합이 워너브러더스 전체를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 제안을 내놓으면서 워너브러더스의 기업가치가 1천8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돼, 향후 넷플릭스의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규제 승인 실패 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에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도 58억달러(약 8조5천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블룸버그는 과거 ‘뎃플릭스’(Debtflix)라 불렸던 넷플릭스가 현재는 강력한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넷플릭스의 등급 A3를 유지하면서도, 인수 이후 신용 위험이 소폭 증가했다고 판단해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인수 완료 시 넷플릭스의 총부채는 현재 약 1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합병 이후 회사가 내년에 204억달러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이자 지급 능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 경우 순부채는 EBITDA의 약 3.7배 수준이지만, 2027년에는 수익 증가로 레버리지 비율이 2배 중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스프링 글로벌의 신용 연구 책임자 짐 피츠패트릭은 “넷플릭스는 이 정도 규모의 인수를 감당할 만한 재무 체력을 갖춘 회사”라며, 향후 인수 금액을 높여도 감당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이어졌다. 넷플릭스 주가는 인수 발표 이후 4거래일 동안 10.2% 하락하며 92.71달러로 내려앉았다.

이번 인수의 성패는 결국 규제 승인 여부와 부채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시장은 넷플릭스가 막대한 부채를 어떻게 소화할지, 그리고 워너브러더스 인수가 성장의 발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