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오너 리스크로 주가가 떨어진 애플과 테슬라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보유 종목 가운데 평가액 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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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 본부 [국민연금공단 제공]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6월 말 기준 미국 상장사 534개 종목에 총 1천158억3천만 달러(약 161조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종목 수는 줄었지만 평가액은 9.6% 늘어난 수치다.
국민연금은 애플 보유 주식 수를 2천709만주에서 2천881만주로 6.3% 늘렸으며, 테슬라도 517만주에서 552만주로 6.8% 확대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생산 제품 관세 부과 위협과 머스크·트럼프 간 갈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것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메타 등 기술주 비중도 확대했다. MS의 경우 보유 주식 수가 4.1% 증가했고, 평가액은 22.9% 늘어난 67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규 편입 종목으로는 로빈후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카바나, 랠리언트 등이 있었으며, 로블록스와 코인베이스 보유량도 각각 100%, 66% 늘렸다. 반면 모더나, 에스티로더, 퍼스트솔라, 온세미컨덕터, 베스트바이 등은 대폭 줄였고 CRH, 드래프트킹스, 라스베이거스 샌즈 등은 전량 매도했다.
상반기 말 기준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보유액 상위 종목은 엔비디아(73억5천만 달러·7.0%), MS(67억9천만 달러·6.4%), 애플(59억1천만 달러·5.6%), 인베스코 ETF 트러스트Ⅱ(43억9천만 달러·4.2%), 아마존(40억2천만 달러·3.8%) 순이었다.
애플은 지난해 말까지 1위였으나 주가 하락으로 순위가 밀린 반면, 엔비디아는 20% 가까이 상승하며 1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변화는 기술주 강세와 방산·소비재 업종 차익 실현 전략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