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유럽 주요 시장에서 테슬라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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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선보인 BYD의 양왕 U9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와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이 8월 5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YD는 지난 7월 영국에서 3천184대를 판매해 1년 전보다 3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판매는 987대로, 전년 대비 60% 급감했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 기준으로도 BYD는 2만2천574대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514%나 급증했다. 반면 테슬라는 2만3천708대로 7%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BYD는 8월 중 누적 판매량에서도 테슬라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독일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7월 BYD의 독일 판매량은 전년 대비 390%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테슬라는 1천110대를 팔아 55%나 줄었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테슬라는 전년 대비 58% 감소한 1만대에 불과하다.
시장 점유율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테슬라는 6월 기준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1년 사이 1.8%에서 1.2%로 떨어졌고, 6개월 연속 점유율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의 부진은 미국 본토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와 배출가스 규제 변화로 인해 당분간 몇 분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BYD는 유럽 외에도 아시아와 남미 등 다양한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넓혀가며 ‘테슬라의 유일한 경쟁자’라는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양왕 U9 같은 고성능 모델 출시를 통해 고급 전기차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BYD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테슬라의 부진이 반복될 경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양사의 순위 변동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BYD는 이미 중국 내수 시장에서 테슬라를 앞지른 바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점유율 양면에서 전환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