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8월 1일(현지시간) 충격적인 고용지표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정책 여파로 3대 주요 지수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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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우지수는 543포인트 하락한 43,588.5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1.6% 떨어진 6,238.01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2% 폭락하며 20,650.13으로 내려앉았다.
7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천 개 증가에 그쳐 전문가 예상치인 10만 명을 크게 밑돌았다. 또한 5~6월 고용도 25만8천 명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2%로 소폭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새로운 상호관세율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월가는 이번 고용 쇼크가 관세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을 확인해주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JP모건체이스(-2.32%), 뱅크오브아메리카(-3.41%), 웰스파고(-3.53%) 등 대형 은행주가 급락했고,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술주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수익성 저하로 8.27% 폭락했고, 애플(-2.50%), 구글(-1.51%), 엔비디아(-2.33%), 테슬라(-1.84%), 메타(-3.05%), 마이크로소프트(-1.74%)도 줄줄이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고용 충격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채권 수익률은 급락했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0.25%p 인하 확률은 하루 만에 25%에서 86%로 치솟았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2년물 수익률은 3.68%로 27bp 하락했고, 10년물은 4.21%로 15bp 내렸다.
매파 성향의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오는 8일 중도 사임한다는 소식도 금리 인하 기대에 불을 붙였다.
환율시장에서도 미 달러화는 급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98.6으로 1.4% 하락했고, 변동성 지수(VIX)는 6월 이후 최고 수준인 20.38로 뛰어올랐다.
국제유가는 산유국 증산 기대와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7.33달러로 2.79% 하락 마감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은 급등했다. 금 현물 가격은 1.78% 상승한 3,348.71달러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가 반영됐다.
뉴욕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확대와 고용 둔화라는 ‘이중 악재’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콧 렌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지금까지 주식시장은 혼재된 실적 발표 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해왔지만, 관세 충격과 고용 둔화가 동시에 맞물리며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시장은 9월 연준의 금리 결정과 추가적인 고용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경기 연착륙이 가능한지, 아니면 침체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