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한미 무역협상 타결의 핵심은 1,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조선협력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그는 "조선소 건설, 인력 양성, 공급망 재편, 선박 건조 및 유지보수 전반이 포함된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우리 조선업체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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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무역합의 브리핑하는 구윤철 부총리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무역협상 타결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25.7.31 bluekey@yna.co.kr
이번 합의는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적용하던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여기에 조선협력 1,500억 달러 외에도 핵심광물·경제안보 분야에 2,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선박 건조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미국이 한국 조선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 측의 끈질긴 설명 덕분에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요구는 막아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절차까지 직접 언급했지만, 협상단은 한국 농업의 민감성을 강조해 설득에 성공했다.
향후에는 자동차 안전 기준, 검역 절차, 비관세 장벽 문제 등 기술적 항목에 대한 협상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구 부총리는 "이번 합의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성과"라며 "한국 조선업에는 대도약의 기회, 미국에는 산업 부흥이라는 상생 효과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은 구윤철 부총리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이끄는 협상단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직후 큰 틀에서 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였으며, 특히 '마스가' 프로젝트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협상에서는 세부 기준과 이행 조건 등이 미국 측과 추가로 조율될 예정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번 프로젝트로 세계 시장을 넘어 미국 시장에서도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선협력을 자국 제조업 부흥의 핵심축으로 삼고 있어, 향후 정치·경제 양면에서 상징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