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을 앞두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오전 9시 1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4원 오른 1,393.4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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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환율은 이날 1,390.0원으로 출발해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탔다. 이는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현재 외환시장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의 미국 방문 일정을 주목하고 있다. 두 장관은 오는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막판 협상 타결 여부가 원화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과 비공식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한미 양국의 '상호 이익'을 전제로 하는 K-패키지 제안을 통해 관세 협상에서 한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환율 상승세는 달러의 글로벌 강세와도 맞물려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624로 전날보다 0.02% 하락했지만, 지난 22일부터 유지되던 97선에서 반등한 모습이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8.69원으로 전날보다 5.85원 상승했고, 엔/달러 환율은 148.52엔으로 0.07엔 올랐다.

한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관세 타결 여부가 향후 한국의 무역 흐름과 외환시장 심리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