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5년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HBM 고대역폭 메모리를 앞세워 글로벌 D램 시장의 왕좌까지 넘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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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D램 출하량 중 HBM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4조원 이상이 HBM에서 나왔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특히 고사양 제품인 HBM3E 12단의 수익성이 압도적이다. DDR5 대비 용량당 가격은 4배 이상이며, HBM3E 8단보다도 12단 제품이 50% 이상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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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조2천1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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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의 출하 비중을 올 2분기 전체 HBM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하반기에는 8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은 37조원에 달할 수 있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분기 기준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33년간 1위를 고수해온 삼성전자가 DS부문에서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하이닉스는 HBM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익을 올렸다.
일각에선 HBM 과열 경쟁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도 제기되지만, 골드만삭스도 SK하이닉스의 50% 이상 점유율은 계속될 것으로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은 고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엔비디아의 AI칩 'H20'의 중국 수출 재개는 SK하이닉스에 추가 호재다. H20e에는 HBM3E 8단이 들어가며, 해당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SK하이닉스뿐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품질 인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업계는 H20e 재고가 약 6조2천억원 수준이며, 대부분은 HBM3E 탑재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수출 통제 전까지 H20e용 HBM3E 8단 약 70만개를 이미 납품한 것으로 추정되며, 재고 해소 이후 수요가 확대될 경우 독점 공급 효과가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전량을 이미 '완판'한 상태이며, 내년 물량도 조만간 예약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HBM4 12단 양산도 올해 하반기로 계획돼 있으며, 브로드컴과 아마존 등 신규 고객사 확보에 따른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와의 공급망을 장악한 SK하이닉스가 HBM 강자 지위를 굳히는 가운데, D램 전반에서도 삼성전자를 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 D램 1위 등극은 이제 ‘시간 문제’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