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는 중국산 리튬 이온 보조배터리 일부가 과충전 시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보호회로가 파손되는 제품들이 적발되며 안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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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사진=연합뉴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위 노출된 보조배터리 12개 제품을 점검한 결과, 4개 제품에서 과충전 상황에서 보호회로 부품이 손상되는 문제가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보호회로는 과충전·고온 상태에서 배터리를 제어하는 핵심 장치로, 손상되면 발화와 폭발 위험이 커진다.
문제가 드러난 제품은 로랜텍 ‘대용량 콰트로 4포트 LCD 잔량표시 고속충전 보조배터리’(BPR-02), 리큐엠 ‘20000mAh 잔량표시 고속충전 대용량 보조배터리’(QP2000C1), 명성 ‘22.5W 고속충전 보조배터리’(VA-122), 디엘티테크코리아·아이콘스 ‘CS 도킹형 보조배터리 클로버 춘식이(TYPE C)’(CSPB-002C)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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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은 조사 대상 12개 전 제품이 중국에서 제조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로랜텍과 아이콘스는 해당 제조 연월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소비자 요청 시 교환·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리큐엠과 명성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4개 제품은 ‘정품·정격 충전기 사용 권장’ 등의 기본적인 안전 문구조차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배터리는 정격 입력과 충전기 출력이 일치해야 안전하게 충전할 수 있어 사양에 맞는 충전기 사용이 필수다.
소비자 4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57.6%가 “보조배터리마다 적합한 충전기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답해, 충전기 선택 기준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사용자가 설명서에 명시된 정격 충전기를 사용하고, 충전 완료 후 즉시 전원을 분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충전 중에는 이불 등 가연성 소재를 가까이 두지 않는 기본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온라인 유통 중심의 보조배터리 시장에서 안전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고속충전·대용량 제품이 늘어나는 가운데, 검증되지 않은 해외 제조 제품의 안전성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 제도적 개선과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