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 협의에 들어가고, 동시에 수출기업과 금융권의 환전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관계부처는 전날 저녁 외환시장 구조와 수급 여건을 긴급 점검하며 이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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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락, 환율 상승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제때 원화로 환전하지 않는 관행이 외환 수급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수출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환전 흐름, 해외투자 계획, 달러 보유 규모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 조사는 최근 환율 급등세와 맞물린 외환시장 불안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또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가 환율 변동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해,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 체결된 외환스와프 계약의 연장 협의에 들어갔다. 해당 계약은 연말 만료 예정으로, 연장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전 수요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의는 단순한 기간 연장에 그치지 않고, 외환시장 안정과 국민연금 수익성 간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운용 체계를 마련하는 방향까지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환율 변동성 확대 위험을 고려해 스와프 조건을 재정비하고, 외환시장 부담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관계부처는 외환시장 구조적인 취약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장기적 개선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수출기업의 환전 관행, 기관투자자의 달러 수요 증가, 외화 조달 구조 등의 요인이 중첩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단기 대응뿐 아니라 수출 기반 환전 흐름 정상화, 기관투자자 달러수요 관리, 외환시장 유통구조 개선 등 중기적 대책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점검 결과는 향후 외환시장 안정 패키지 마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 급등 시 외환당국 개입 부담을 줄이고, 기업·기관 차원의 환전 패턴을 정상화하는 정책도 함께 검토될 전망이다.

정부는 환율 안정이 수출기업 경쟁력과 물가 관리에 직결되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스와프 연장 협상이 마무리되면 외환 수급 안정 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나, 글로벌 금리 환경과 지정학적 요인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추가적인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