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50년 만기 모기지(50-Year Mortgage)’ 제안이 미국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타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미국인이 집을 가질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밝히며, 월 상환 부담을 대폭 줄이는 초장기 대출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지=라임저널) 트럼프, “50년 모기지로 모두가 집 갖게 하겠다”…미 주택시장 충격파


현재 미국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약 6.2% 수준이다. 중간 주택가격 약 41만5천 달러 기준으로 30년 대출 시 월 납입금은 2,813달러이지만, 50년으로 연장하면 약 2,577달러로 줄어든다. 월 부담이 약 8.4% 감소하는 셈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50년 모기지는 연방주택청(FHA)과 협력해 시범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며, “청년층의 내 집 마련 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장기 이자 폭증’이라는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50만 달러를 연 4% 금리로 빌릴 경우, 30년 만기에서는 약 35만9천 달러의 이자를 내지만 50년 만기에서는 약 7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원금 상환 속도도 급격히 느려져 5년이 지나도 대출 원금이 거의 줄지 않는다. 이는 주택 자산 형성이 지연되고, 결국 ‘집을 소유하지만 빚은 줄지 않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인들이 평균 13년마다 주택을 교체한다는 점을 들어, 50년 모기지의 현실성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장기대출이 늘어나면 금리 변동과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리스크(duration risk)가 커진다. 만약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자와 은행 모두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주택건설협회와 일부 학자들은 “대출 기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주거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공급 확대와 세금 감면, 소득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학자 로렌스 윤은 “50년 모기지는 월 상환 부담을 줄이는 심리적 효과는 크지만, 시간가치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손해가 훨씬 크다”며 “이는 구조적 해법이 아닌 일시적 진통제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50년 모기지 제안은 단기적으로 경기부양과 정치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계 자산 형성과 금융시장 안정성 모두에 부담을 주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자료: MarketWatch, Barron’s, Axios, Politico, The Wall Street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