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에 대해 “AI를 통한 실질적 혜택을 위한 중요한 도약”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기반으로 한국형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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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X스파크 선물받은 최태원 회장 (경주=연합뉴스)

최 회장은 이날 자신의 링크드인(SNS)에 “SK와 엔비디아의 파트너십으로 한국 제조업을 위한 AI 클라우드 구축이 현실화됐다”며 “이 협력이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전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을 도입해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한 제조 클라우드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지난 몇 년간 AI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 방법을 함께 고민해왔다”며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과 엔비디아의 AI 역량이 결합해 슈퍼컴퓨팅 시대를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다.

최 회장은 또 “한국은 규모는 작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갖춘 국가”라며 “이번 협력이 AI 제조의 테스트베드로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향후 글로벌 제조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5년 만의 방한 일정 중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한국은 소프트웨어, 제조, AI 역량을 모두 갖춘 나라”라며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 한국을 AI 주권 국가이자 프런티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날 최 회장과의 단독 회동 자리에서 ‘우리의 우정과 세계의 미래를 위하여’(To Our Partnership and Future of the World!)라는 문구와 친필 서명이 새겨진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DGX Spark)’를 선물하며 상징적 협력을 확인했다.

이번 SK–엔비디아 협력은 AI 산업 중심축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이 ‘AI 제조 혁신 국가’로 부상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와 엔비디아의 GPU 기술이 결합함으로써 한국은 글로벌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