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 당시 받은 ‘무궁화 대훈장’과 ‘천마총 금관 모형’ 선물에 대해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31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비행 중 질의응답에서 “우리나라가 다시 존중받고 있다”며 “그들은 그런 유형의 존중으로 우리를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정부의 환대와 상징적 선물에 대한 긍정적 반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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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만난 한미 정상 (경주=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DC에서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방한 기간 중 진행된 한중일 정상회담 성과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중국과의 만남은 우리가 원하던 대로였다”며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먼저 언급했고, 이어 “일본의 새로운 총리와의 회담도 훌륭했다. 우리는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방문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봤을 것”이라며 “그것이 진정한 존중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증정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 모형을 받자 “이건 특별히 잘 챙기라”고 말했으며, 훈장을 보고는 “지금 바로 걸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고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부터 황금색과 보석 장식품, 상징성이 강한 선물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이 이번에 준비한 금관 모형은 역사적 의미와 미적 가치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 선호’와 ‘권위 상징 욕구’를 절묘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 선물은 단순한 예의가 아닌, 정치적 감각이 돋보이는 맞춤형 외교 선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순방에서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취미를 고려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사용하던 골프 퍼터와 황금 골프공을 선물했으며, 카타르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 4억 달러(약 5,720억 원) 상당의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한국의 금관 선물에 주목하면서, 최근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왕정적 통치 스타일’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 선물에 대한 반응은 단순한 개인적 기호를 넘어, 그가 추진하는 ‘존중받는 미국’의 외교 구상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에서, 동맹국과의 관계에서도 ‘존중’과 ‘대등한 외교’를 강조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보여준 외교적 예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정확히 이해한 외교적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