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5일, 서울경찰청 안보수사1과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에 대해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색 대상은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와 전 목사의 사무공간 등으로, 이는 올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를 규명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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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하는 전광훈 목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한 직후 벌어졌다. 수십 명이 법원 청사로 난입해 집무실과 기물을 부수고 방화를 시도한 혐의로 교회 소속 전도사 2명이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고, 경찰은 전광훈 목사의 설교와 현장 발언이 실제로 이를 유발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초기부터 전 목사의 집회 발언을 분석해 왔으며, 조직적 선동 여부와 신도들의 폭력적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정치적 표현 그 자체가 아닌, 불법 행위를 유도했는지 여부를 따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랑제일교회는 “정권 비판적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종교인을 사법 대상으로 삼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정권에 비판적인 목회자에 대한 조직적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최근 몇 달간 한국 보수 개신교계 주요 인사들에 대한 유사한 법적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이영훈 목사는 교회 재정 거래와 관련해 검찰의 내사 대상에 올랐고, 극동방송 김장환 목사는 특정 프로그램의 정치 편향성 및 후원금 사용 논란으로 인해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보 목사는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으로, 코로나19 당시 정부 방역정책에 공개 반기를 들며 주목을 받았고, 현재 교회 건축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역시 압수수색과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목회자는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일정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들로,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낸 이들에 대한 연속적 사법 조치라는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는 이 사안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설교 내용이 실제 불법 행위로 이어졌다면 수사는 정당하다”고 분석했지만, 다른 전문가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연쇄적으로 종교 지도자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광훈 목사는 그간 반복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해왔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바 있어 사법조치가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최근 수사가 이영훈, 김장환, 손현보 목사 등 유사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물들로 확산되면서 종교계와 정권 간의 갈등은 한층 첨예해지고 있다.

정교분리 원칙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법집행의 중립성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가 어디까지 신앙의 자유를 허용할 수 있으며, 어디서부터 공권력이 개입해야 하는지를 시험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