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주 수요일(현지시간) 발표할 기준금리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최근 중동에서 벌어진 이란-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연준의 정책 경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 금융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이번 회의에서 동결할 것으로 보면서도, 연내 총 0.50%포인트(bp)의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고조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이에 따라 연준이 예정보다 빠르게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주 수요일(현지시간) 발표할 기준금리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
스티븐 주노(Stephen Juneau)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하되, 올해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2회에서 1회로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안정적이며, 고용지표에 큰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준이 급격한 통화완화에 나설 만큼의 경제 둔화 신호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동 정세는 연준의 계산에 ‘예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자재 가격, 특히 유가 상승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과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 경기 위축을 우려한 선제적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50bp 수준의 금리 인하가 연말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Ritholtz 자산운용의 수석 전략가 캘리 콕스(Callie Cox)는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면 연준이 경제 불확실성을 우려해 보다 조기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연준은 아직까지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긴 경로를 유지하고 있어, 무리한 방향 전환에는 신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경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도, 고용과 소비는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여전히 2%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동 분쟁이라는 외생 충격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가능성이라는 상반된 압력을 동시에 발생시키는 양면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이번 연준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되,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연내 인하 횟수를 1회로 축소하는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 향후 회의에서의 정책 변경 가능성도 열어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연준이 경제 펀더멘털보다도 ‘불확실성의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다음 한 수는 ‘예상된 동결’과 ‘불확실성 속 조정’을 넘나드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중동 갈등의 향방이 향후 미국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매 파장마다 나타나는 연준의 신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는 연준의 방향성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도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