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주말극 ‘우리영화’가 4.2% 시청률로 조용히 문을 열었다. 영화감독과 시한부 배우 지망생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 첫 회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6월 13일 방영된 첫 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4.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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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우리영화'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영화’는 영화계 거장의 아들이자 5년째 작품 활동을 멈춘 감독 이제하(남궁민 분)와,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배우 지망생 이다음(전여빈 분)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5년 전 데뷔작 '청소'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작 그 성공이 아버지의 이름값 때문이라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이제하는 긴 슬럼프에 빠져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대표작 '하얀 사랑' 리메이크 제안을 받은 그는, 여자 주인공의 설정을 현실감 있게 그리기 위해 시한부 환자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자문을 구하러 찾아간 이다음과의 만남은 두 사람에게 놀라움을 안긴다. 이미 몇 차례 운명처럼 마주쳤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협업 이상으로 번져갈 조짐을 보인다.
첫 회부터 연출은 섬세한 영상미와 감성적인 음악, 그리고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시청자 몰입을 유도했다. 남궁민은 내면의 불안과 상처를 품은 감독 캐릭터를 절제된 연기로 표현했고, 전여빈은 시한부라는 무거운 설정을 유쾌한 태도와 밝은 성격으로 이겨내는 인물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두 배우의 호흡은 차분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며 멜로 장르 특유의 감정선을 충실히 전달했다.
‘우리영화’는 자극적 서사 없이도 삶과 죽음, 예술과 사랑이라는 소재를 잔잔하고 감성적으로 풀어낸 정통 멜로로 평가된다. 전통적인 연출과 호연, 운명적 만남이라는 익숙한 구성이지만,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연기와 정제된 대사, 고급스러운 영상미가 첫 회부터 돋보였다. 다만 전체적으로 저녁 황금시간대 시청률로는 다소 낮은 출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통 멜로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에게는 충분히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이며, 향후 전개와 감정 축적에 따라 ‘우리영화’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감성 중심의 드라마 팬층까지 끌어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우리 이야기'가 시청자 마음에 어떤 흔적을 남길지, 앞으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