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최대 10석 안팎의 ‘미니 총선급’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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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 표 (서울=연합뉴스)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정치권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공석 지역에 더해 선거법 위반 재판 결과, 현역 의원들의 광역단체장 출마가 겹치며 재보선 규모가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판세에 따라 전국 단위 민심 흐름까지 가늠할 수 있는 중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인천 계양을과 충남 아산을 두 곳이다.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고, 아산을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지역구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이병진(경기 평택을), 신영대(전북 군산·김제·부안갑) 의원의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 양문석·이병진 의원은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았고, 신영대 의원은 선거사무소 관계자의 유죄 판결로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외에도 민주당 송옥주(경기 화성갑), 허종식(인천 동미추홀갑) 의원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선고돼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안도걸(광주 동남을),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 재판 결과에 따라 재보선 대상 지역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역 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도 핵심 변수다. 내년 초 당내 경선이나 공천에서 현역 의원이 광역단체장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박홍근(서울 중랑을), 박주민(서울 은평갑)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전현희(서울 중구성동갑) 의원은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서영교(서울 중랑갑) 의원은 출마 의사를 밝혔고 김영배(서울 성북갑) 의원도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기도지사 선거에는 추미애(경기 하남갑), 한준호(경기 고양을), 김병주(경기 남양주을) 의원의 도전이 예상된다. 야권에서는 개혁신당 이준석(경기 화성을) 의원이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을 비롯해 조경태(부산 사하을), 김도읍(부산 강서),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호남과 영남에서도 현역 의원 출마 가능성이 잇따른다. 전북에서는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이, 전남에서는 주철현(여수갑), 신정훈(나주·화순),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의 이름이 나온다. 영남권에서는 주호영(대구 수성갑), 김상훈(대구 서구),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등이 지역 정치권에서 거론된다.

재보선 판을 키울 변수로는 거물급 정치인의 도전 가능성도 있다. 범여권에서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재보선을 통해 국회 재입성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가 재보선을 계기로 원내 복귀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출마 여부를 열어둔 채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 후보군도 주목된다. 인천 계양을에는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경기 안산갑에는 김남국 전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여당 후보로 거론된다. 김 전 비서관은 21대 국회에서 안산 단원구을 의원을 지낸 바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경기 평택을에 양향자 최고위원과 유의동 전 의원의 출마 준비설이 나온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4월 30일까지 재보선 사유가 확정된 지역은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선거를 치르게 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재보선 규모와 출마자 면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가 사실상 중간 평가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 모두 전략적 계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