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9일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한국은 북한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 신뢰 회복을 언급한 발언을 “망상이고 개꿈”이라며 강하게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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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부부장은 외무성 국장들과의 협의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그는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척하지만 대결 본심은 숨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을지국무회의에서 “작은 실천이 신뢰를 쌓는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마디마디가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권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의 더러운 정치 체제를 수십 년간 보아왔다. 보수든 민주든 대결 야망은 변함없다”며 “리재명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위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또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격했다. 특히 안규백·조현 장관이 청문회 당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해서도 “침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은 “화해를 말하면서도 새 작전계획(작계 5022)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능력 제거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것이 본심”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국을 국제무대에서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한국에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며 외무성에 한국을 배제한 외교 전략 마련을 지시했다.
이번 발언은 한국 정부의 화해 시그널을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동시에 한미 군사훈련을 빌미로 강경 노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향후에도 이재명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차단하고 미국 및 주변국을 상대로 직접 외교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