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 군사행동 가능성을 논의하는 국가안보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미국 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對)베네수엘라 압박 전략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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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부시간 오후 5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등 핵심 안보라인과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마약 운반선 타격, 카리브해 군사자산 증강 등 최근 미국의 강경 조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속 대응을 결정하기 위한 자리로 전해진다.

미국 CBS는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논의가 “마두로 정권을 향한 압박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지 판단하는 회의”라고 설명했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퇴거 요구 시한에 응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긴급회의가 소집된 점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통화에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가족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떠날 시한을 금요일로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시점은 불확실하지만 정황상 11월 28일이 해당 시한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29일 베네수엘라 상공을 “폐쇄된 영공으로 간주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재 미군은 ‘서던 스피어 작전’ 명목으로 카리브해 해역에 군함 12척 이상과 병력 1만5천명을 배치했다. 이는 서반구 마약 소탕 작전이라는 공식 설명과 달리, 베네수엘라 압박을 위한 군사적 존재감을 강화한 조치로 평가된다.

한편 9월 2일 공습에서 미군이 ‘마약 운반선’이라고 주장한 선박을 공격해 80여명이 숨졌고, 생존자 2명을 확인한 뒤 추가 공격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전쟁 상태가 아님에도 공습을 단행한 점, 후속 공격의 정당성이 불투명한 점이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앵거스 킹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보도대로라면 명백한 전쟁범죄이며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당 공격을 지시한 인물이 프랭크 브래들리 특수작전사령관이라고 밝히며 “그는 권한 범위 내에서 적절히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긴급회의를 계기로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전략은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적 압박에서 실질적 군사옵션으로 이동할지 여부가 향후 국제 정세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