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카리브해 인근에서 최신 핵추진 항공모함을 전진 배치하고 야간 상륙훈련을 실시하면서 베네수엘라와의 군사적 긴장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베네수엘라 오가는 국제 항공편도 전면 중단되며 외교·안보 위기감이 한층 고조됐다.
(이미지=라임저널) 미 핵항모 야간 상륙훈련 공개…베네수엘라 정권 향한 ‘최후 경고’로 번진다
미 해군은 현지시간 25일 SNS를 통해 USS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이 야간 비행훈련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어두운 환경에서 활주로 유도등과 장비를 활용해 이착함 작전을 진행했다며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번 작전이 카리브해 지역의 안보 확보와 불법 마약 차단, 미국 본토 방위를 위한 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한 임무 수행 차원에서 포드함 전력이 투입됐다는 의미다.
제럴드 포드함은 전자기식 사출 시스템과 첨단 레이더를 갖춘 최신 항공모함으로 대서양·지중해 등 광범위 해역에서 운용돼 왔다. 이 전력을 인근 국가 밀집도가 높은 카리브해 남부까지 투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에 명확하고 강력한 군사적 경고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 훈련은 포드함이 4일 지중해에서 출항한 뒤 16일 카리브해에 도착해 전개한 작전으로 확인됐다. 포드함 배치 직후 미군 항공전력도 대규모로 움직였다. 초음속 FA-18 전투기, B-52 전략폭격기, 정찰기 등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수 시간 작전을 진행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상륙작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미국 연방항공청은 베네수엘라 영공의 안보 위험을 경고하며 비행 중단 조치를 권고했다. 경고가 발령된 다음 날 국제 항공사들이 카라카스 출발편을 전면 취소했다. 콜롬비아 항공 당국도 “지역 내 안보 상황 악화로 비행에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24일 베네수엘라 정권과 연계된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며 제재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이 조치로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의 자산·인프라를 직접 겨냥한 추가 제재가 가능해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조치가 군사 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사적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은 외교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미 국무장관 대행은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방문해 총리와 회담하며 지역 안보 협력을 강화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베네수엘라와 최단 11km 거리로, 미국의 전략 거점으로 꼽힌다. 미 국방장관도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해 안보 공조를 논의할 계획이다. 중남미 외교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그는 코카인 밀매·무기 제공 혐의 등으로 미국에서 기소됐고, 국제형사재판소(ICC)도 반인도 범죄 혐의로 수사 중이다. 망명 시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권을 내려놓을 유인이 없다는 지적이다. 분석가들은 “마두로는 미국의 군사 위협을 허세로 인식하며, 유일한 위험은 미 지상군 투입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4일 “나는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퇴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어떤 방법으로도 베네수엘라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 인권 침해, 정치 탄압 등을 이유로 정권 압박을 강화하는 추세다.
카리브해 전역에서 미국의 전력 과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두로 정권의 선택지는 일점 수렴되고 있다. 군사 충돌 없이 압박만으로 정권 변화가 이뤄질지, 혹은 베네수엘라가 극단적 대응에 나설지가 향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정권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 수위는 군사·경제·외교 전방위로 확장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직접적 군사 행동 없이 마두로를 고립시키는 전략을 우선 고려하고 있으나, 카리브해 전력 전개 강도는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한 신호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 내부 불안과 국제사회의 압박까지 겹치면서 정권의 향후 선택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남미 지역 긴장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충돌 위험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료: CNN, Reuters, Bloomberg, Wh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