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베네주엘라 마두로 정권 교체를 위한 ‘다음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히며 카리브해 일대 군사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라임저널) 백악관, 마두로 제거 작전 ‘다음 단계’ 돌입…미 해군 카리브해 집결로 긴장 고조되다
미국이 베네주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제거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아래 카리브해에 집결한 병력 1만5000~1만6000명이 다음 단계 작전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미 해병대는 베네주엘라 해안 7마일 지점에서 상륙·공항 점령 훈련을 마쳤고, 미 해군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를 포함한 대규모 전력이 이미 배치돼 있다. 미국이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상태에서 아무런 행동 없이 장기 대치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주엘라 정권 교체 움직임의 배경에는 마약·카르텔 연계,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 남미 내 친중 세력 확장, 부정선거 의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최근 마두로를 국제 테러 단체 연루자로 규정해 군사 개입의 법적 근거를 확보한 상태다. 백악관이 ‘다음 단계’를 언급한 것은 사실상 작전 개시를 포함한 결심 절차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카리브해 일대에서는 중국 세력의 침투를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도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 베네주엘라와 파나마는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 영향력이 크게 확대한 지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미국 주도의 미주 체계(Monroe Doctrine) 훼손으로 판단해 정면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마 운하 통제권 문제로 촉발된 미·중 갈등은 베네주엘라 국면에서 군사 행동 가능성으로까지 확장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주엘라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마두로의 자진 망명을 통한 평화적 정권 교체다. 쿠바 혹은 러시아로 퇴출시키는 방식으로, 피를 흘리지 않는 최선의 선택지로 평가된다. 둘째는 미 특수부대 투입을 통한 전격적 체포 작전이다. 파나마의 노리에가 체포 사례와 유사한 방식이다. 셋째는 군사 충돌을 수반하는 정밀 타격 작전으로, 공항·지휘부·경호 부대를 초정밀 폭격해 단기간에 정권 붕괴를 유도하는 시나리오다.
백악관이 결정을 서두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마두로 이후’를 책임질 리더의 존재 여부 때문이었다. 리비아 카다피 몰락 이후 혼란이 지속된 사례처럼, 독재자 축출 이후의 공백이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미국은 신중히 검토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후계 구도 평가가 끝난 것으로 보이며,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정권 교체 관리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베네주엘라가 미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핵심 이유는 세계 최대 수준의 석유 매장량이다. 미국은 해당 자원이 민주적 정부 아래 정상화될 경우 경제 재건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마두로 정권은 중국·러시아와 연계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마약·불법 무기·부정선거 네트워크를 통해 중남미 전역에 불안정성을 확산시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베네주엘라 인근 미 해군 집결에 “매우 우려한다”고 밝히며 중재 의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한 점도 긴장 고조를 반영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마두로에게 대화 제안을 한 바 있으며, 마지막 설득 단계가 실패할 경우 군사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작전은 남미뿐 아니라 캐나다 역시 미국의 대중국 견제선상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정권을 친중 성향으로 평가하며 ‘마약 대응 미협조’ 등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도 의미 있는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 세력 확장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가 파나마·베네주엘라·캐나다 사례를 통해 확인된 만큼, 한국 정부의 대중국·대북한 전략에도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는 분석이다.
베네주엘라 전역에는 이미 작전 가능성이 광범위하게 반영되고 있다. 전군참모총장이 현지를 방문해 “연말 휴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은 설득·체포·정밀 타격 중 어떤 방식으로든 조만간 ‘넥스트 레벨’ 작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베네주엘라 정권 교체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미·중 패권전의 확장선이자 마약·부정선거·에너지 안보가 얽힌 대규모 지정학 작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후까지 마두로 설득을 시도하겠지만, 법적 기반과 군사 준비가 모두 완료된 만큼 작전 개시 시점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향후 대응 방식에 따라 중남미 질서뿐 아니라 미·중 경쟁 구도, 심지어 한국 안보 환경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료: The War Zone, The Times, CNN, Reuters, The Washington Post, 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