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6명은 모두 오는 27일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 2.50%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고 가계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며, 환율까지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금리 인하 명분이 약하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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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 셋째 주 0.20% 상승하며 4주 만에 반등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이달에만 2조6천억원 넘게 불어 10월 증가폭을 이미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76원까지 오르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집값과 가계부채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높은 환율에서 인하에 나서면 외환시장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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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사진=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미국 정책금리도 변수다.
다음 달 FOMC 인하 가능성은 70% 넘게 반영됐지만, 전망이 하루 만에도 크게 바뀔 만큼 불확실성이 극심하다.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한·미 금리차는 다시 1.75%p로 벌어져 자본 유출 위험이 커진다.

경기 흐름도 인하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반도체 수출 회복, 소비 개선 등으로 경기 반등 조짐이 보이며 “굳이 지금 금리 인하를 서두를 단계는 아니다”라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27일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면 동결 가능성은 더 커진다.

다만 내년 금리 흐름은 전문가마다 전망이 갈렸다.
일부는 “잠재성장률 회복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인하 사이클은 사실상 끝났다”고 보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 둔화 우려가 재부상하면 1∼2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총평하면, 27일 금통위의 선택지는 사실상 ‘동결’로 수렴했다.
집값·환율·가계부채라는 3중 압력에 미국 금리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인하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추후 인하 여부는 미국의 12월 결정과 내년 경기 흐름이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