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대한민국(ROK)에서 총 660억 달러(약 9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출 및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일자리 창출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었다. 이번 방한은 미국의 에너지 패권, 기술 혁신, 해양산업 협력 등 주요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캡처=The Whiet House 홈페이지


가장 주목되는 계약은 대한항공의 대규모 항공기 구매다. 대한항공은 보잉(Boeing)으로부터 총 103대의 신형 항공기를 362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며, 이를 위해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과 137억 달러 상당의 엔진 공급 계약도 함께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계약으로 “미국 내 최대 13만 5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미국 항공산업의 글로벌 리더십이 다시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한민국 공군은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L3Harris Technologies)와 23억 달러 규모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6천 개 이상의 미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희토류 산업에서도 미국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스(ReElement Technologies)와 포스코인터내셔널(POSCO International)이 협력해 미국 내 희토류 정제 및 자석 생산 복합단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 시설은 전기차 및 첨단 이동장비용 고성능 자석 공급망을 강화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에너지 패권(Energy Dominance)을 더욱 공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공사(KOGAS)는 트라피구라(Trafigura),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셰니어(Cheniere) 등과 장기계약을 통해 매년 330만 톤 규모의 미국산 LNG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센트러스 에너지(Centrus Energy), 한수원(KHNP),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하이오주 피켓튼(Piketon) 지역의 우라늄 농축 시설 확장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로 인해 약 3천 개의 미국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LS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내 전력망 인프라에 3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버지니아주에 6억 8천만 달러 규모의 해저 케이블 및 전력 장비 생산공장을 신설해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한다.

기술 혁신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강화됐다. 미국과 한국은 ‘기술 번영 협약(Technology Prosperity Deal)’을 체결해 인공지능(AI), 6세대 통신(6G), 바이오테크 공급망, 양자기술, 연구보안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마존(Amazon)은 2031년까지 한국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국산 인공지능 기술 수출을 촉진한다. NASA는 아르테미스 II(Artemis II) 임무를 통해 한국 위성을 달 궤도로 발사해 우주 방사선 측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선 및 해양 산업에서도 협력 강화가 두드러졌다. HD현대와 세르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Cerberus Capital Management)는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조선소 현대화 및 자동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삼성중공업과 비거마린그룹(Vigor Marine Group)은 미 해군함정의 정비·수리·개조(MRO) 협력 및 자동화 조선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한화오션은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10배 이상 확대하고 현지 인력을 대폭 충원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은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킨 성과”라며 “미국이 태평양 지역의 주도적 강국임을 다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한에서 발표된 계약들은 일본과 말레이시아 순방 중 체결된 인프라 투자·무역 협정과 함께 총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내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정점을 장식했다.

자료: White House, Bloomberg, Yonhap News,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