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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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포옹하는 김정은 (베이징 타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찬 손목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된다고 미 북한전문 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2025.09.03 photo@yna.co.kr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는 스위스 명품 브랜드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된다. 이 제품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1만4천100달러(약 2천만원)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어 시계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최근 몇 년간 주요 공개석상에서도 같은 시계를 반복 착용한 장면이 포착됐다.
김여정 부부장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검은색 '레이디 디오르' 가방을 들고 행사장에 동행했다. 이 가방의 판매가는 약 7천500달러(1천만원)에 이르며, 지난해 러시아 방문 당시에도 같은 제품을 소지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 역시 2023년 구찌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는 등 '백두혈통'의 명품 선호는 대를 이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로 해외 사치품 수입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김정은 일가는 인편을 통해 해외에서 은밀히 들여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NK뉴스는 "김정은 일가의 명품 과시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외국 사치품을 '부르주아 문화'라 규정하며 강력히 단속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꼬집었다.
이번 장면은 북한의 대외적 이미지 관리와 대내적 통제 방식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다. 주민들에게는 절제와 검소를 강요하면서도 최고 권력층은 제재를 무시한 채 서방 명품을 즐기는 행태는 국제사회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