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1일(미국 동부시간) 하락 마감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경계심리가 강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미를 축소한 발언을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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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0.52포인트(0.45%) 하락한 43,975.0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00포인트(0.25%) 내린 6,373.45, 나스닥종합지수는 64.62포인트(0.30%) 하락한 21,385.40에 거래를 마쳤다. 여름 휴가철로 거래량이 줄고, CPI 발표 전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관망세가 시장을 지배했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7월 CPI 상승률은 6월보다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 상승이 전망돼 6월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달 21-23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 잭슨홀 회의 전 발표되는 마지막 CPI로, 물가 상승세가 확인될 경우 금리 인하 논의에서 의견 대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JP모건은 근원 CPI의 급등 가능성은 낮지만 0.30-0.40% 범위가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상황을 탐색하는 자리”라고 표현하며 휴전 가능성에 거리를 뒀다. 이에 장중 상승하던 주요 지수는 하락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의료를 제외한 전 업종이 약세였다.
미국 AI 칩 제조사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수출용 제품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중국 수출 라이선스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 엔비디아는 H20, AMD는 MI308 제품이 해당된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실적 전망 상향에 힘입어 4% 넘게 올랐고,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가격이 12만 달러를 돌파하며 1% 이상 상승했다. 기업용 AI 업체 C3AI는 실적 부진 여파로 25%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존 115%포인트 인하된 관세율이 11월 9일까지 유지된다. 또한 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86.5%로 반영했으나, CPI 발표를 앞두고 금리 동결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12월까지 75bp 인하 가능성은 43.9%로 하락했다. 변동성 지수(VIX)는 7.26% 오른 16.25를 기록했다.
이번 CPI 발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발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물가 흐름과 연준 발언을 주시하며 단기 포지션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