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자신을 둘러싼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6일 하이브 사내 메일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조속히 귀국해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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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제64회 정기총회에서 신규 회원사 기념촬영을 위해 무대에 올라 대기하고 있다. 2025.2.20 yatoya@yna.co.kr
방 의장은 “컴백을 앞둔 아티스트 음악 작업과 사업 확장으로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급한 일정들을 미루고 귀국해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 조사 당시에도 상장 관련 상황을 상세히 소명했듯, 향후 조사에서도 성실히 설명하겠다”며 “사실관계가 밝혀지길 기대하며 당국 판단을 겸허히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처한 상황이 회사와 산업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창업자이자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회사의 구성원과 아티스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성장의 과정에서 놓친 부분이 있었는지 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이던 2019년, 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속이고, 자신과 연관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을 넘기게 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24일 경찰은 하이브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재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며, 금감원 특별사법경찰과 서울남부지검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국세청 역시 하이브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방 의장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소환 조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방 의장은 “구성원들과 아티스트가 창작과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서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감당할 몫은 책임지고, 여러분이 받은 상처는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 역시 창작자이기에, 이 상황이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며 “음악 산업의 선진화를 향한 초심을 잃지 않고, 성찰과 책임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 의장의 입장 표명은 조직 내부의 동요를 잠재우고, 수사에 대비한 신뢰 회복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조만간 방 의장의 귀국과 함께 수사 일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현재로서 그룹 전반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