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의 청바지 광고 문구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광고 모델인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공개 지지하며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이후 아메리칸 이글 주가는 하루 만에 20%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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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 논란 아메리칸 이글 청바지 광고 [아메리칸 이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고는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진(Jeans)을 가졌다”는 문구를 사용했다. 영어에서 ‘진(Jeans)’은 청바지를 의미하지만, ‘진(Genes)’은 유전자를 뜻하는 동음이의어다. 여기에 대해 일부에서는 스위니가 “내 진은 파란색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문제 삼아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해당 문구가 특정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측에서는 단순한 언어유희를 정치적 해석으로 몰고 가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이처럼 광고 문구 하나가 문화적 논쟁으로 번지며 여론이 양분되는 분위기다.

시드니 스위니는 1997년생 미국 출신 배우로, HBO 드라마 ‘유포리아(Euphoria)’와 ‘화이트 로터스(The White Lotus)’를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Laneige)’의 글로벌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독보적인 이미지로 인지도를 높였으며, 공화당 유권자로 등록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정치권도 이 논란에 반응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스위니를 두고 과도한 해석을 하는 건 문제”라며 “정치적으로 지나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후 스위니가 공화당 등록 유권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시드니 스위니는 지금 가장 ‘핫한’ 광고를 선보였다”며 “아메리칸 이글 청바지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힘내라, 시드니!”라고 적었다. 이 게시글 이후 뉴욕증시에서 아메리칸 이글 주가는 장중 20% 넘게 상승했다.

아메리칸 이글 측은 광고 문구가 오직 청바지를 의미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 문구는 청바지에 대한 것이며, 과거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됐다”며 “훌륭한 청바지는 누구에게나 어울린다”고 밝혔다.

이번 광고 논란은 단순한 문구 해석을 둘러싼 해프닝이었지만, 유명 인사의 발언과 정치적 배경이 얽히며 사회적 논쟁으로 번졌다. 표현의 자유와 해석의 경계를 놓고 벌어진 이번 사례는 앞으로의 광고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