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2025년 여름, 토트넘 홋스퍼와의 10년 여정을 스스로 마무리했다. 2015년 입단 이후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역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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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피라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15년 8월, 독일 레버쿠젠에서 2,200만 파운드(약 405억 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첫 시즌에는 4골에 그쳤으나, 2016-2017시즌부터 14골을 터뜨리며 팀의 핵심 골잡이로 자리잡았다. 이후 그는 8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2021-2022시즌엔 EPL 23골로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와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이라는 역사를 썼다. 2023-2024시즌까지 그는 총 454경기 출전, 173골, 101도움의 성적을 남겼다. 이는 토트넘 역대 최다골 5위, 유럽클럽대항전 득점 2위(27골), 출전 기록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는 ‘EPL 이달의 선수’에 4회, ‘이달의 골’에 2회 선정되었고, 2019년 번리전에서의 70m 단독 질주골은 그해 ‘EPL 올해의 골’로 뽑혔다. 오랜 시간 ‘무관의 아이콘’으로 불렸지만, 2025년 5월에는 주장으로서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마침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원한 주전’은 없었다. 33세에 접어들며 경기력 저하 우려와 미래에 대한 고민 속에서 그는 스스로 이별을 택했다. "오늘만큼은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의 소감은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손흥민의 이적 발표는 이미 여러 이적설이 돌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의 직접적인 발언은 여전히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박수칠 때 떠난다”는 원칙을 실천한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향해 항해를 시작한다.

손흥민이 향할 다음 행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 FC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단순히 아시아 선수로서의 성공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실력을 입증한 ‘진정한 월드클래스’로 기억될 것이다.